12월 28일, 이번에는 자은3교 앞 사거리에 섰다. 처음 서 보는 거리였지만, 매서운 찬바람 속에서 피켓을 두 손으로 꼭 쥐고 있으니, 어느 곳이든 내가 서 있는 자리가 곧 ‘국민의 상식’을 호소하는 작은 광장이 되는 것 같았다.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신호가 바뀔 때마다 건너는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이 시위가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물음표라도 남겨 주기를 바랐다.
사법파괴 5대 악법과 국민입틀막 3대 악법의 부당함을 알리는 문구를 다시 한 번 가다듬어 바라보며, 스스로에게도 되물었다. “왜 여기까지 나왔는가.” 그 질문 끝에는 언제나 같은 답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라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느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언젠가 내 아이와 후배 세대에게 떳떳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마음, 그리고 말없이 참고 있는 다수의 시민을 대신해 한 번이라도 더 외쳐 보자는 다짐이었다. 자은3교 앞에서 보낸 그 겨울 저녁은, 내가 믿는 가치를 행동으로 증명해 보려 한 또 하나의 작은 기록으로 마음속에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