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오후 2시, 경화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정례회장을 들어서는 순간, 위원장으로서의 책임이 한층 더 무겁게 느껴졌다. 겨울빛이 살짝 기울어진 시간, 한자리에 모인 위원들의 얼굴에는 일상으로 바쁜 중에도 이웃을 위해 시간을 내어 앉아 있다는 묵묵한 헌신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회의를 여는 인사말 속에 올 한 해 우리 동네의 어려웠던 순간들, 함께 손잡고 넘어왔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며, 오늘의 정례회가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또 다른 출발을 준비하는 자리임을 다시 느끼게 했다.
회의를 진행하는 내내 마음속에는 ‘이 자리가 과연 우리 이웃 한 사람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논의, 겨울을 나기 힘든 가구에 대한 지원 방안, 그리고 앞으로의 캠페인 계획까지 한 안건씩 통과될 때마다, 머리로 정리한 문서가 아니라 사람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정례회가 끝나고 모두가 자리를 정리하며 나누던 짧은 안부 인사 속에서, ‘우리 동네는 그래도 서로를 잊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이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 위원장으로서 오늘도 작은 한 걸음을 내디뎠을 뿐이지만, 이 발걸음들이 이어져 언젠가 경화동의 겨울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믿음을 조용히 품어 본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