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시위

12월 13일, 매서운 겨울바람이 얼굴을 때리던 오후, 경화시장 모퉁이에 혼자 섰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날 한가운데에서, 두 손으로 피켓을 번쩍 들고 서 있는 내 모습이 스스로 봐도 조금은 우스꽝스러워 보였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사법파괴 5대 악법과 국민입틀막 3대 악법을 규탄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벌을 서는 아이처럼 조용히 서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이 나라의 법과 상식이 더 이상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절규가 거세게 울리고 있었다.​

3시간 넘게 서 있는 동안 바람은 차가웠지만, 시민들의 눈빛은 따뜻했다. 누군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누군가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추운데 고생 많다”고 짧게 인사를 건넸다. 그 순간,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 부당한 법과 싸우고 싶은 마음, 침묵하지 않으려는 결심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가슴 깊이 밀려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오늘의 1인 시위가 당장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큼은 “그날, 너는 침묵하지 않았다”라고 말해 줄 수 있는 하루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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